상황파악을 하는 것도 잠시, 평소에 자주 꾸던 꿈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함께 보냈던 마지막 겨울.
졸업식과 봄의 시작을 기다리던 12월의 그 날.
동네로 가던 길 마음이 뒤숭숭했을까요, 이런 꿈을 꾸다니.
눈앞의 유우키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의자를 돌려 당신을 마주 봅니다.
아키모토 유우키:아야.. 또 어제 게임하느라 늦게잤지. 그러니까 이렇게 졸잖아. (항상 그렇듯 나긋나긋하게 애정어린 목소리로 잔소리를 하다 걱정하는 낯으로 너를 살펴요) 그것보다 안색이 안좋은데, 나쁜 꿈이라도 꾼거야? ( 고개를 살짝 기울여 엎드려있던 너와 눈을 맞춘다.)
쿄쵸우 아야:(계속 너에게 눈을 떼지 못하다가 들려오는 목소리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네 볼가에 손을 뻗는다.) 이건.. 꿈인거지? (나지막히 뱉은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정말, 유우키군이야..?
(이런 꿈은 수없이도 꿔왔지만.... 받았던 편지..너에게로 가는 길이였기에, 더 복잡해진 마음이다)
아키모토 유우키:아야 잠 덜 깼구나,,(한숨 쉬고는 흐트러진 머리를 정리해줘요. 다정한 손길) 뭐, 어제 한 게임에서 로스트 됐다건가.. ( 못말린다는 표정으로 볼을 양 손으로 감싼다.) 졸업 얼마 안남았다고 막나가는거지 이거~. 아, ( 소란스러운 주위에 살짝 인상을 쓰더니 조금 더 다가가 말해요) 애들이 졸업이라 들떴나봐. 시끄러워서 잘 안들리네.. 맞아, 그 이야기 들었어? 우리 학년을 마지막으로 폐교한대. 아쉽다,, 그치
쿄쵸우 아야:(흔들렸던 눈동자가 점점 멎히기 시작한다. 바보같은 질문이였을지도 모른다. 그저 꿈일 뿐인데..너는 더 이상 없고, 네가 나타나는 꿈은 매일마다 나를 괴롭히면서도, 계속 머물고싶게 만든다. 그제서야 옷 매무새를 확인해본다. 여긴 학교고, 난 졸업하기 전, 고등학교 3학년이구나.) ....응. (다정한 손길을 어색하게 받고선, 네가 다가오는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폐교.. (네 눈을 마주 바라보며) 아쉬워. 더 이상, 남겨지지 않는거잖아. 우리 추억들이 가득한 곳인데.. (교실 안을 가볍게 둘러보았다.)
아키모토 유우키:(평소보다 차분한 모습에 뭔가,, 이상하게 느껴지지만 두 번 걸고 넘어지지 않고 말을 맞춘다. 내심 저도 폐교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너의 말을 듣고는 고개를 두어 번 끄덕여) 응,, 우리 정말 재밌었는데. 학교도 같이 오고, 내기해서 매점에서 사다주기 이런 것도 하고 ... ( 반에서 왁자지껄 떠드는 아이들 때문인지 들떠서 평소보다 많은 이야기들을 나열한다. ) 겨울방학만 끝나면 정말 졸업식만 남았네. 기대된다.
쿄쵸우 아야:(반사적으로 손을 뻗어 네 옷소매를 붙잡는다. 자신이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널 바라보다 곧장 고개를 아래로 내린다.) ........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있다가, 조금 후 서서히 고개를 올린다. 방금과는 다르게 웃고있는 표정.) 매점은 항상 유우키군이 갔다왔었지~ 바보. 음, 다른 애들과 내기했을때두 졌던 것 같은데에~.
아키모토 유우키:(평소와 같이 돌아온 너의 말투에 티나지 않게 내심 안도해요. 아니 그건 그렇고, 정말 아야랑만 내기 했을 때 졌었습니다. 표정에도 억울함이 잔뜩 보여요. ) 윽, 아니거든. 그건 아야가 너무 잘해서 그런거고~ ( 억울함을 토해낸 뒤 이어 말을 꺼냅니다.)아, 이 얘기가 아직 안끝났네. 우리 마저 정하자. 졸업식 때 무슨 꽃으로 주고받을지.
아키모토 유우키:그래서 생각해둔 꽃은 있어? ( 잠시 말을 멈추고 고등학교 입학날보다 눈에띄게 길어진 너의 머리카락을 만지작 거리다 눈을 마주치며 말해요)너한테는.. 제비꽃를 주고싶어.
쿄쵸우 아야:제비..꽃. (숨을 삼켰다. 그래, 처음에는 분명 검고 하얀 꽃다발이였을 것이다. 그와 닮아 보면볼수록 떠오르곤 했으니까.) 음... 난, 아네모네. (이것 역시 너에게 잘어울리니까.)
아키모토 유우키:응, 기대할게? 그렇다고 우리 집 꽃집와서 사지는 말고. (키득 웃어요)
아키모토는 5년 전 그때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
당연하죠, 우리의 기억은...
그날에 멈춰있으니까.
친구:야, 졸업식 때 우리 집에 올 사람? 졸업하면 보기 힘들잖아.
한 무리가 유우키와 당신에게 다가오며 친근히 묻습니다.
이 역시 익숙한 얼굴이에요.
아키모토가 죽었던 날,
저 환하게 웃는 얼굴에선 상상도 못 할 표정을 지었던 친구입니다.
우린 친구의 집이 아닌 울음소리로 가득한 장례식장에서 졸업식을 마무리했습니다.
서로 연락을 끊었죠. 대화의 주제는 늘 유우키에 멈춰 움직이지 않았으니.
우울은 어째서 나눌수록 커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키모토는 슬쩍 당신을 쳐다봤다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아키모토 유우키:아야, 너도 갈거지? ( 애들 게임으로 다 이겨버리자. 너에게만 들리도록 작게 덧붙여요)
당신은 어떤 대답을 할 수 있나요?
물론, 이곳은 그저 꿈이지만…
쿄쵸우 아야:(꿈일 뿐이지만.. 꿈에서라도 어쩌면, 바뀔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네가 나온 꿈에서는 항상 같은 비극이 반복되거나, 함께했던 행복한 추억들이 대다수였다. 마치 필름처럼..그런데 지금은, 만약 다른 대답을 한다면..) .... 안되거든~! 유우키군은 나랑만 데이트 하기로 했는걸! (네 옷소매를 잡고선 귓가에서 속삭인다.) 오늘은, 너랑만 있고싶어.
아키모토 유우키:응. 오늘은 아야랑 둘이서 데이트하고 졸업식날에는 애들이랑 같이 놀자. ( 웃으며 가볍게 설득해요 ) 애들하고 이렇게 또 볼 기회 없을 것 같은데, 아야는 매일 볼거잖아. 맞지? 그래도 데이트 하고싶으면 내가 보여주고 싶었던 곳 있는데 거기로 가자. 아야한테만 보여주는거야-
아키모토 유우키:아야, 보고싶었어 ( 머뭇거리다 너의 손을 조심스레 잡아요. 고개를 숙여 잡고 있는 손을 잠시 바라보며 손에 약하게 힘이 들어갑니다. 얼굴을 들어 눈을 맞추고는 웃음기 있는 얼굴로, 그 때 그 시절의 장난스러운 말투로 말해요) 잘 지냈어? 머리카락도 많이 길었네. 키는... 여전히 작고. 잘 지내고 있어?
쿄쵸우 아야:(믿겨지지 않습니다. 또 아까처럼, 헛것을 보았거나, 또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게 아닐까? 분명 그가 내 어깨에 손을 올리고, 목소리를 내었지만, 생생히 들려오고 느껴지지만, 그럼에도 믿기지가 않습니다. 눈 앞에 보이는 유우키군은..... 다른 생각할 겨를도 없이, 애절하게 손을 뻗어 볼가에 대고는, 유우키를 확 안습니다. 안은 손을 꼬옥 그러쥡니다. 약하게 흐르던 눈물이 속절없이 흘러내립니다. 목소리를 내려고 하면 울음때문에 엉망이 될 것 같아, 조금 후 고개를 올려 유우키를 바라봅니다. 한껏 울어 얼굴이 엉망입니다.) .....왜, 왜 이제야 와..? (초점없던 눈동자가 일렁이며, 매우 떨리는 목소리로.) 왜 이제야 왔어?
아키모토 유우키:( 확 안기는 너를 보고 마주 안아줍니다. 어딘가로 사라지지 않는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이 꽈악이요. 잠시 시간이 지나고 내려다본 얼굴에 마음이 저릿합니다. 아야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고 싶어요. 하지만 그보다 먼저 고개를 어깨에 툭, 떨어뜨립니다. 아야를 제대로 볼 자신이 없어서 그런건지..) 많이 기다렸어? 늦어서 미안해. 나도 너 많이 보고싶었어. 왜 잘지내고 있냐는 말에는 대답 안해? 뭐하고 지냈는지 궁금한데... 나 오랜만에 봤는데 이렇게 혼내기만 할꺼야? (숙였던 고개를 들어 너와 눈을 마추고 마주 안았던 팔을 풀어 아야의 눈물을 닦아줘요. 언제나처럼의 다정하게 웃는 모습으로, 아야가 수도 없이 봤던 그 모습으로. 제대로 본 얼굴은 5년이 지나도 여전히 예쁘기만 합니다.)
쿄쵸우 아야:보고싶었어어-.. 너무 보고싶었어-,.. 계속, 계속 너만 기다렸어-, 왜, 왜 가버린거야? 날 두고.. 왜? 내가 싫어졌어? 내가-... (격하게 울며 말해서인지, 발음이 뭉개져서 들리지만, 어떻게든 닿기 위해 노력해서 대답합니다. 이내 어깨에 실어졌던 무게가 가벼워지고, 유우키의 손길에 눈물이 닦여지자 마음이 더 쓰려지는 것 같습니다. 떨어지기 싫다는 듯 가까이 붙어 손을 잡습니다. 덜덜 떨리는 것도 모른채로..) ..뭐하고 지냈냐면, ..네가 듣고싶은 얘기는 아닐거야. 그래도.. 요즘에는, 잘 지내고 있어. 걱정 안해도 돼. (나아지려고 노력중이니까.. 요동쳤던 감정이 조금씩 가라앉자 그제서야 잘 쉬어지지 않던 숨을 쉬려고 노력해봅니다.) .... 너도, 결국 다시 사라지는 걸까?
아키모토 유우키:...미안해. 그리고 네가 싫어질리가 없잖아. (떨리는 너의 손을 보고 또 다시 가슴이 울렁거립니다. 이렇게까지 힘들어할 줄 몰랐어.. 꽈악, 그러나 아프지 않을 정도로 손을 잡아요. 너의 말을 조용히 듣다가, 요즘에는? 그러면 그 전까지...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생각에 잠겨있다가 너의 마지막 말을 듣고)
아... 그 이야기는 나중에. 우리에겐 (잠시 말을 멈추고) 우리에겐 시간이 얼마 없으니까. 따라와 줄래? 너랑 가보고 싶은 곳이 많아.
쿄쵸우 아야:(이것이 꿈인걸 알고있지만, 그때의 자신의 모습을, 감각을 따라가봅니다.) 자신 없을 리가 없잖아~! 유우키군, 각오하라구~! (유우키의 돌을 뺏어 먼저 적어버립니다)
아키모토 유우키:아, 내가 먼저 적었어야 하는데!
아키모토의 얼굴은 벤치에서 보았던 그 모습과 어느 하나 다르지 않습니다.
담벼락에 돌로 무언가를 새기고 있어요.
장난스러운 그 표정에 잠시 이곳이 꿈이라는 걸 잊게 됩니다.
아니, 오늘 당신이 겪은 모든 일이 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죽은 이에게서 온 편지와 다시 만난 유우키,
자꾸만 이상하게 흘러가는 오늘 하루…
졸업후에 놀러가기. 여행지는 내기 이긴 사람이 정하기로
함께 새겼었던 그 낙서,
골목에서 보았던 것입니다.
글을 모두 새긴 아키모토는 당신에게 걱정하는 낯으로 다가옵니다.
아키모토 유우키:근데 오늘따라 좀 이상하네,, 아야 기분 안좋은 일 있었어? 꿈이라도 이상한거 꿨었나? ( 평소와 조금 다른 미묘함을 잡아내서 눈치 빠르게 물어봐요.) 음... 그냥 오늘은 바로 집에 갈까? 졸업식 때 시간 많으니까. 졸업식 끝나고 그 친구 집가기로 했잖아.”
미래를 모르는 이의 말은 막연하고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라는 건 없었습니다.
쿄쵸우 아야:에-... 그게.. 웅, 좀 싱숭생숭한 꿈을 꿨달까~나. (턱가에 손을 갖다대다가, 곧이어 들려오는 말에 가슴이 내려앉습니다.) 아.... 으응. (볼가를 조금 긁적이다) 아키모토군 집으루 가자~ (유우키의 소매를 잡고 이끕니다)
그는 자연스레 당신의 손을 잡고 걸음을 옮깁니다.
그 익숙한 행동과 돌아갈 수 없는 추억에 왈칵,
눈가가 시립니다.
오늘 수없이 걷던 그 길을 다시 건넙시다.
두 번째로 보이는 것은 멀쩡한 문방구와 분식점.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그 주변을 채우고 있습니다.
간판의 색은 바래지 않았고, 떨어져 나간 콘크리트 벽도 없습니다.
아키모토 유우키:그럼 우리 집 가기 전에 문방구 갔다가, 분식점 가서 떡볶이 사가자. 어때?
쿄쵸우 아야:(눈가에 눈물이 일렁이는 것만 같습니다. 팔을 들어 한번 닦아내고는, 고개를 듭니다) 헤헤.. 유우키군이랑.. 집에서 작은 결혼식이 하구싶어.. (두 검지를 마주보게하곤 콕콕..) 음~ 약혼? 이라는 걸까나. (갸우뚱)
아키모토 유우키:( ? 어디서 잘못한거지? 눈물을 닦아내는 너를 보며 티안나게 고민하다가 이어지는 말에 화르륵 얼굴이 눈에 띄게 붉어진걸로 모자라 목덜미까지 새빨게집니다.) 갑자기?! 아니 나도 그런 생각을 안한건 아니지만 (더듬더듬 말을 이어가다 아까 눈물을 훔치는 네가 머릿속에 떠올라 고개를 기울여 당신의 머리에 기대요. 그러고는 손을 잡아 깍지를 끼며 ) 그러면 반지부터 준비해야겠네. 그지? (깍지 낀 당신의 왼손을 제 앞까지 가져와 네번 째 손가락을 가볍게 툭 칩니다)
쿄쵸우 아야:엣-! 우웅?! 하하핫, 유우키군 부끄러운거냐구~ (장난기 담긴 표정으로, 검지를 들어 볼에 콕. 곧이어 깍지를 껴 당겨오는 네 손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씁쓸한 미소를 감돈 채로.) 뭘로.. 맞출까?
아키모토 유우키:일단 같이 가서 맞추자. 뭔가,, 나 혼자 맞추면 안될 것 같아 (이상하게 소름돋는 기분입니다. 뭘까요..혼자 맞추러 가지 않아야 한다는 강렬한 느낌이!) 그래도 기왕 맞추는거 예쁘고 너랑 잘 어울리는 걸로 하고싶어. 용돈 모아뒀던거 깨야하나? ( 장난스러운 어투지만 진심입니다. 착실하게 어릴 때 부터 모아온 저금을 빼도 아깝지 않아요) 다이아몬드? (ㅎㅎ)
쿄쵸우 아야:..응! (고개를 힘차게 끄덕입니다.) 아앗~ 유우키군 거지되면 어떡하지~! 음음 어쩔수없군. 내가 먹여살리는 수밖에.. (진지한표정으로 입가에 손을 대었다가, 휙 돌리고는 살풋 미소짓습니다.) 나도~ 으음~ 게임기 몇개 팔면 살 수 있을지두! (ㅎㅎ)
아키모토 유우키:(게임기를 팔겠다고? 충격과 감동.. 아야가 얼마나 좋아하는지, 옆에서 봐왔으니까요.) 아야가 먹여살리면 내가 열심히 애교부려야하나? (살핏 웃고는 조금 어두워진 표정으로 말해요) 다음 봄이면 나 도쿄로 가니까 그 전에 맞추고 싶다. 그러면 졸업식 끝나고 다음날 오후에 느긋하게 구경갈까? 그 날 아침에 집으로 데리러 갈게.
쿄쵸우 아야:...!!! (두 손을 꼼지락거리다가 들려오는 말들에 웃고있던 낯이 점점 어두워집니다. 널 빤히 응시하다가 고개를 푹 숙여 작게 입을엽니다.) 응. 응.. 그러자. (고개를 끄덕이며) 나 항상..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고개를 들어 눈을 마주 바라봅니다.)
아키모토 유우키:2월까지 별로 안남았는데, 그렇게 비장하게 말하지 않아도 돼. ( 눈을 마주하고는 가볍게 볼에 입을 맞추고 일어서요.) 생각보다 시간이 늦었는데, 우리 집 갈꺼야? 그러면 어머니한테 연락 드리고 .
아키모토 유우키:푹 자길래 안 깨웠어. 이제 움직이자. (하늘을 슬쩍 바라봤다가) 조금 있으면 해가 완전히 지니까.
아키모토는 당신에게 손을 내밉니다.
하지만…
...아키모토의 손 절반이 흰빛으로 물들어 있습니다.
손이 닿자, 오늘 몇 번이고 본 빛처럼 부서져 흩어지는 그 손.
따스하지만 그 흰 부분은 조금씩 커지고 있습니다.
아키모토를 집어먹을 것처럼,
이 빛처럼 아키모토도 부서질 듯이. 빛은 벌레가 잎을 먹듯 아키모토를 좀먹고 있어요.
아키모토 유우키:어서 일어나
쿄쵸우 아야:(언제 잠든거지.. 눈가를 비비적 대고는 흰빛으로 물든 유우키의 손을 조심스레, 그리고 점점 꽈악 잡습니다. 말은 안하고있지만 어떻게 될 지, 자신의 예감이 맞다면 유우키는 곧..... 이것이 현실인지 꿈인지 모호하지만, 어쨌든 눈앞에 그가 있으니까요. 잡고 일어섭니다.)
아키모토 유우키:: …예쁘지? 보여주고 싶었어. 우연히 발견했는데 사람들이 잘 모르는 곳이더라고. 졸업식 전날에 제일 먼저 데려가고 싶었어. 가서 우리가... 우리가 보냈던 시간들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했었는데 ( 말 끝을 흐리며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하나라도 놓치지않겠다는 듯이 너를 쳐다봐요. 무슨 말을 하려는지 소리없이 입술을 달싹였다가 이내 결심한 듯하다) 아야, 오늘 너를 만나서 너무 좋았어.
그리고.... 너무 늦었지만.. 졸업 축하해 아야.
노을을 지고 환하게 웃는 그 얼굴은,
역광이 진 그 얼굴은 왜 마냥 슬프게 느껴지나요?
아키모토 유우키:나는 그렇게 너랑 헤어지고 나서도 이 동네에 계속 있었어. 어떻게 된 건지는 잘 모르겠는데,, 아마.. 보고싶다는 마음을 계속 가지고 그 미련때문에 이곳을 떠날 수없었던 것 같아. 이런 말 하기 좀 그렇지만영혼의 상태? 였었어. 응, 그렇게 너랑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와줘서 기뻤어. 정말로
오랜시간 이 곳에 머물면서 이 장소랑 완전히 동화됐었는데, 보다싶이 사람들은 전부 떠나고 철거 예정이 됐잖아. 이 동네가 사라지면 나도 사라질거야.오늘이 마지막이겠지
완전히 포기하고 있었을 때 누가 나한테 기회를 줬었어. 누군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목소리가 들려서,, 무슨 이유인지 아름다운 마지막을 자기에게 보여달라고 하더라. 그 덕분에 나는 5년 전의 몸하고 하루의 시간이 주어졌어, 그래서 편지를 보낼 수 있었고 이렇게 만나게 됐네. 오늘은 너에게 하지 못했던 인사를 하려고...
좋아해 아야. 사랑해, 해가 지면 그 시간도 끝나고 나는 완전히 사라질거야.
이제는 울지 않고 잘 버틸 수 있지?
쿄쵸우 아야:(여기였구나. 보여주고 싶다던 곳이. 우리가 졸업식 전 이렇게 손을 잡고 왔어야 했던 곳이. 그때, 정말로 그때. 말도안되는 비극이아닌, 너의 장례식장이 아닌, 이곳에 평소처럼 웃으며 너와 함께 왔었다면. 그때는 지금보다 풍경이 달라져있었을까. 우리는 이렇게 애달프고 아프게 헤어지는 게 아니라, 더욱 큰 미래를 꿈꿔왔을 것이다. 그리고 내 옆엔 항상 너가 있고, 네 옆엔 항상 내가 있었겠지. 졸업 후 여행가자고 했던 것, 내기, 집으로 데리러 오겠다는 것과 작은결혼식, 다이아몬드 반지를 맞추자고 했던 약속들, 모든 미래가 다 너와 함께할줄 알았다. 5년이라는 세월동안 널 잊지못해 꿈을 꾸거나 환영을 보기도 했다. 오랜 시간동안 네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우리가 쌓아온 추억이 담긴 물건들을 보는 것이 너무나도 괴로웠다. 그리고.. 둘러보면 모든 게 다 너였다. 우리는 비록 5년전에 헤어지게 되었지만.. 그 긴 세월동안 한시도 널 잊은 적이 없다.) 곧..다 철거 되겠지. 그리고 유우키도...(숨을 꾹 삼켰다. 일렁이던 눈물을 참아보려했지만 결국 뱉어낼 수 밖에 없었다.) 다신.. 이런 기적은 일어나지 않겠지? 받아들여야 할거야.. 그렇지? (서서히 흩어져가는 유우키를 껴안고는) 너가 계속 보고싶을거야... 계속 사랑하고 있을거야. 그래도, 앞으로 나아가 볼게..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더 끌어안아본다. 흩어져가기에 네가 잘 느껴지지 않았지만..그럼에도.) 유우키. 나도.. 사랑해. (눈을 감고 발 뒷꿈치를 들어올려 입을 맞춥니다.)
잘 있어..
아키모토 유우키:( 입술에 닿는 따스함에 저도 눈을 감고 입을 맞추고는 다시 아야를 바라봐요. 그리곤 당신이 그리워 했던 잔소리를 합니다)